여섯시 반에 일어나서 책 한 권을 읽고, 스터디를 하러 학교에 갔다.
학교 가는 지하철 안에서는 책을 읽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얼마 전부터 가락시장 쪽으로 3호선이 뚫리는 바람에 수서역에서 앉아서도 가지 못하기 때문에 서서 핸드폰으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는 <사랑따윈 필요없어>. 자꾸 "아이난떼 이라나이(あいなんて いらない)" 라고 소리내어 말하게 된다. 주인공들이 '사랑따윈 필요없어', 라고 말하지만 결국 '사랑이 최고야', 라고 말하게 되리라는 것은 드라마 한 두 편 본 7살짜리도 추측할 수 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주인공들이 태도를 바꾸는 시점이 빨라서 놀랐다....라고나 할까(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 '....라고나 할까'라는 말을 왜 이렇게 자주 쓰는걸까 궁금하다고나 할까). 지금 5화까지 봤는데 히로스에 로쿄는 고양이 같은 얼굴을 하고는 보호 본능을 마구 자극하는 대사를 내뱉고 있다. 하지만 자기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 계속 미안하다고 해서 듣는 사람이 더 미안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발화법, 싫다. 이런 게 극단으로 가면 '혐오스런 마츠코'가 되는 것이다, '태어나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오빠랑 같이 딴 소중한 거니까"라는 낯간지러운 대사를 날리며 탱탱볼 따위에 집착하는 설정같은 것도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고...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긴하다.
스터디가 끝나고 팔선생이라는 중식집에서 깐쇼새우를 주문했는데 정말 새우 눈물 정도의 양밖에 안 나와서 슬펐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면서 볶이, 별주부 오빠랑 1930년대식으로 대화하기를 했다. 별주부 오빠가 "여보(시오), 오늘 저녁에 시간 없다고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소!" 라고 하면, 내가 "아이 참, 그런걸 다 말해서 무얼해요."라고 답하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김기영 감독판 <하녀> 이야기가 나왔고 볶이가 놀랍게도 <하녀> 속 주인댁을 성대모사했는데 똑같았다!
"아니에요. 여기서 '에'를 턱을 아래로 내리고 좀 애매하게 발음하는 게 중요해."
별주부 오빠랑 나랑 완전 신나서 '아니에요. 제가 재봉틀을 돌리겠어요' 따위의 긴 대사도 시켰봤는데 제법 잘했다. '역시 너는 재간둥이'라며 볶이를 칭찬해줬다. 아직도 귀에 선하다. 1960년 영화 속 주인댁에 빙의한 것 같은 볶이 목소리가...
화정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 러닝머신에서 속도를 10으로 맞추고 30분간 달리면 5km를 뛰게 된다.
동생이 내일 국어 시험 보는 날이라고 해서 과외를 해주는데 문제집에 나온 시 중 원래 알고 있던 시가 한 편도 없었다. 서정주의 <밀어>가 광복 후의 기쁨을 표현한 시라고 (문제집 해설집에 써있는대로) 알려주니까, 동생이 "뭐? 서정주가?"라며 어이 없어 해서 "친일했던 작가들이 광복 후에 더 열렬하게 광복의 기쁨을 노래하기도 했단다."라고 알려주었다.
학교 가는 지하철 안에서는 책을 읽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얼마 전부터 가락시장 쪽으로 3호선이 뚫리는 바람에 수서역에서 앉아서도 가지 못하기 때문에 서서 핸드폰으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는 <사랑따윈 필요없어>. 자꾸 "아이난떼 이라나이(あいなんて いらない)" 라고 소리내어 말하게 된다. 주인공들이 '사랑따윈 필요없어', 라고 말하지만 결국 '사랑이 최고야', 라고 말하게 되리라는 것은 드라마 한 두 편 본 7살짜리도 추측할 수 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주인공들이 태도를 바꾸는 시점이 빨라서 놀랐다....라고나 할까(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 '....라고나 할까'라는 말을 왜 이렇게 자주 쓰는걸까 궁금하다고나 할까). 지금 5화까지 봤는데 히로스에 로쿄는 고양이 같은 얼굴을 하고는 보호 본능을 마구 자극하는 대사를 내뱉고 있다. 하지만 자기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 계속 미안하다고 해서 듣는 사람이 더 미안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발화법, 싫다. 이런 게 극단으로 가면 '혐오스런 마츠코'가 되는 것이다, '태어나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오빠랑 같이 딴 소중한 거니까"라는 낯간지러운 대사를 날리며 탱탱볼 따위에 집착하는 설정같은 것도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고...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긴하다.
스터디가 끝나고 팔선생이라는 중식집에서 깐쇼새우를 주문했는데 정말 새우 눈물 정도의 양밖에 안 나와서 슬펐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면서 볶이, 별주부 오빠랑 1930년대식으로 대화하기를 했다. 별주부 오빠가 "여보(시오), 오늘 저녁에 시간 없다고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소!" 라고 하면, 내가 "아이 참, 그런걸 다 말해서 무얼해요."라고 답하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김기영 감독판 <하녀> 이야기가 나왔고 볶이가 놀랍게도 <하녀> 속 주인댁을 성대모사했는데 똑같았다!
"아니에요. 여기서 '에'를 턱을 아래로 내리고 좀 애매하게 발음하는 게 중요해."
별주부 오빠랑 나랑 완전 신나서 '아니에요. 제가 재봉틀을 돌리겠어요' 따위의 긴 대사도 시켰봤는데 제법 잘했다. '역시 너는 재간둥이'라며 볶이를 칭찬해줬다. 아직도 귀에 선하다. 1960년 영화 속 주인댁에 빙의한 것 같은 볶이 목소리가...
화정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 러닝머신에서 속도를 10으로 맞추고 30분간 달리면 5km를 뛰게 된다.
동생이 내일 국어 시험 보는 날이라고 해서 과외를 해주는데 문제집에 나온 시 중 원래 알고 있던 시가 한 편도 없었다. 서정주의 <밀어>가 광복 후의 기쁨을 표현한 시라고 (문제집 해설집에 써있는대로) 알려주니까, 동생이 "뭐? 서정주가?"라며 어이 없어 해서 "친일했던 작가들이 광복 후에 더 열렬하게 광복의 기쁨을 노래하기도 했단다."라고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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