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에는 어떤 뜻이 있습니까? 내 이름은 안뉴프랑크

ID에는 그 사람의 정체성의 담겨져 있다고들 한다.
인터넷 세계에서의 ID는 그 사람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실명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부여받은' 이름이라면, ID는 자신의 의사로 '선택한' 이름이다.
닉네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ID는 알파벳, 숫자를 포함한 4~12글자가 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닉네임은 비교적 그런 제약에서 자유롭다고 할까.

이런 ID와 닉네임이지만, 사실은 큰 의미가 부여되지 않고 지어지는 ID와 닉네임도 많다.
회원 가입은 해야겠고, 마땅히 떠오르는 ID는 없고. 그래서 나도 얼렁뚱땅 지은 ID들이 꽤 많다.

한창 게임'창세기전'에 빠져 있던 중학생 시절, 나는 모 PC통신에 있던 창세기전 동호회에 가입했다. 그런데...내가 그 동호회의 유일한 여자 회원이었던 것이다. 나의 실체를 알길 없는 남자 회원들의 관심이 집중 됐다. 심지어는 회원들이 나에게 질문을 하면, 내가 그 질문에 대답하는 난이 마련됐다.
그 때 누군가 나의 ID를 가리켜 물었다.
'Liaen, 이게 무슨 뜻인가요?'
이 질문이 그 때 받았던 질문들 중 '연예인으로 치면 누구 닮았어요?' 라는 질문 다음으로 난감했던 질문이었다.
침묵으로 버텨볼까 했지만, 그들은 집요했다.
게다가 더 안 좋은 것은, 뭔가 굉장한 혹은 심오한 뜻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Liaen은 정체는, 이러하였다
Backstreet boys의 멤버, 브라이언의 아내 이름입니다."


심오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그들에게, 이 얼마나 유감스러운 ID인가!
중학생이면, 부끄러움이 뭔지 안다.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ID의 뜻을 가르쳐줬다. 뜻을 설명하고 나니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그들의 반응은...

예상했던 것처럼 떨떠름했다.

그래, 내가 생각해도 떨떠름해 할 만하다.
차라리 솔직하게 BSB love'와 같은 아이디가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love가 있다면, luv라도)
하지만 좋아하는 그룹의 멤버..도 아니고, 그의 아내 이름이라니,
'믹키내꺼', '현중마누라' 와 같은 아이디보다 훨씬 더 에둘러 가는 듯 보이나 음흉해 보인다.

그리고 며칠 후, 내가 그 동호회를 탈퇴하게 된 것과 아이디 폭로의 부끄러움과는 전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

오늘은 대학 동기에게 내 메일주소로 사진 좀 보내달라는 문자를 보내며, 한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를 가르쳐줬다.
"kae_nae야. 문자 사진 보내줘-♡"

답문이 왔다.



"뭘 캐내?"

..순식간에 파파라치의 아이디가 되고 말았다.

"'캐내'가 아니라 '카에-나에'인데."
라고 말했지만, 혹시나 '그게 무슨 뜻이야?' 라고 물어볼까 약간 긴장했다.
역시 시답지 않은 이유에서 지어진 아이디라.;

한 포털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할 때는, 아이디를 뭐로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그 때 문득 떠오른 secret garden으로 해봤다.
'이 아이디는 사용하실 수 있는 아이디입니다. 이 아이디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굉장히 유명한 포털 사이트인데 아직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니, 의외였다.
막연히 '사람들이 동화책을 안 읽었나봐.'
라고 생각하고 secret garden으로 아이디를 선택!

그리고 며칠 뒤에, 확인할 메일이 있어서 그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비밀번호 오류만 계속 나고 좀처럼 들어가지지 않는 것이다.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몇 번이나 재시도를 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짜증이 나서 그 사이트를 냉정하게 버렸다.

그리고 몇 년 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다시 그 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시도 해봤다.
그런데 들어가지는 것이다!
알고 보니 내가 실수로 오타를 냈는데 그것이 내 진짜 아이디였던 것.
아마 secret garden이라고 써야 할 걸, scret garden이라고 잘 못 썼는데 들어가진...(..)것 같다.

'그럼, 그렇지. secret garden이 없을 리가 없지,'
라고 생각했던 나였다.

다른 사람들은 아이디를 도대체 어떻게 짓는지.. 궁금하다.
혹시 나와 비슷한 경로로?



덧글

  • 2006/02/20 23:0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6/02/20 23: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마리뉴 2006/02/20 23:08 # 답글

    관절을 캐내요 ㅋㅋㅋ
    나도 말하기 부끄러운 게 너무 많다. ㅋㅋ
    난 어떻게 짓는지 안 궁금하지? 봐와서? ㅎㅎ
  • 메르린 2006/02/20 23:32 # 답글

    저 그전부터 궁금했는데요. 뒤에 '뉴'자가 붙는 이름은 어디에서 유래된거에요?
  • 델리만쥬 2006/02/21 00:27 # 답글

    비공개) 감사해요♡
    마리뉴) 으응.; 대박은 '밍가츄' 짓는 과정이었어.
    메르린) 음..이것도 한마디로 역시 별 뜻 없구요,
    포스팅 할 때 실명을 쓰면 개인정보 유출..될까봐, 친한 사람들끼리 별명처럼 붙인 이름이에요.
    그래서 저는 델리만쥬기도 하지만, 안뉴 프랑크이기도 하지요;
  • marlowe 2006/02/21 11:59 # 답글

    marlowe라는 아이디를 이미 다른 사람이 쓰고있다는 걸 알고 짜증나는 적도 많아요.
    레이먼드 챈들러가 창조한 캐릭터 필립 말로에서 딴 아이디입니다.
  • 루나벨 2006/02/21 12:22 # 답글

    와 또 이오공감 오르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정서법 학점 잘 나오셨나요? ... ( ......orz)
    저는 누가 지어줬던 건데 달(月)과 미(美)의 조합이었답니다. lunarbelle인데, 대부분 아무도 안 쓰고 있기 때문에 편하답니다. ㅍㅂㅍ secret garden이 없었던건 저도 참 의외네요-
  • 2006/02/21 12:3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파벨 2006/02/21 13:24 # 답글

    이오공감을 타고 왔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id - pabel 은 영어단어를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해서 마음대로 쓰고 있습니다. 변형 전 단어가 affable...짐작할 수 도 없지요 ^^;
  • PPANG 2006/02/21 13:59 # 답글

    안녕하세요. 친구가 갑자기 "너랑 비슷한 분인가 봐"라면서 이 글 링크를 줬어요. '리앤'에서 뒤집어졌습니다. 브라이언님의 아내 이름을 아이디로..훌륭하십니다. 존경스러워요 ;ㅅ; 쇤네 차마 Brian이나 Littrell같은 것도 아이디로 못 써 본 사람이라.
  • 오필리아 2006/02/21 14:28 # 답글

    보통 포탈이나 사이트 아이디는 평범하게 이니셜과 숫자로 만들고는 합니다. 지금 현재 쓰고있는 닉네임은 4년전부터 쓰던 닉네임 이에요. 보통 오필리아 라고 하면 햄릿의 그녀를 생각하시던데 제 경우에는 소맥의 템페스트라는 게임에서 따온거랍니다.
  • 투람바르 2006/02/21 14:30 # 답글

    정말 즉흥적으로 만든 지금의 아이디입니다^^
    (옛날에 kebi메일 아이디 만들때 아무 생각없이 두들겼던...)

    mycord를 my+cord라고 해석하는 분들도 있어서 그냥 그렇게 대답하고는 있지만
    솔직한 대답은 '글쎄, 저도 잘...'
  • 아크몬드 2006/02/21 14:39 # 삭제 답글

    전 [대악마]의 뜻이 있죠..
    http://en.wikipedia.org/wiki/Archimonde
  • 露彬 2006/02/21 14:46 # 답글

    안녕하세요. 이오공감보고 들렀습니다. 저는 델리만쥬의 뜻도 알고 싶은데^^

    트랙백도 신고해요~
  • 잠본이 2006/02/21 15:04 # 답글

    http://www.delimanjoo.com/
    지하철에서 파는 이 델리만쥬가 아닐까 싶군요.
    예전에 쓴 글이 생각나서 트랙백 보내드립니다. ;)
  • 아르메니아 2006/02/21 16:08 # 답글

    카에-나에는 혹시 KISS의 자매아닌가요''?
    뒤에 '뉴'가 붙는 건 역시 디지캐럿이 확 떠오르네요(...)
    저는 주로 꽃이름을 아뒤로 씁니다-_-;; 꽃이 좋아요.
  • 새벽기사 2006/02/21 17:18 # 답글

    안녕하세요, 이오공감 보고 들렸습니다. 트랙백 해 가겠습니다-_->
  • Asuka_Rabi 2006/02/21 18:49 # 답글

    이오공감 보고 들렀습니다. 트랙백 해갈게요.^^
  • 比良坂初音 2006/02/21 19:23 # 답글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입니다^
    원래의 모습은 http://pds.egloos.com/pds/1/200405/17/77/a0015277_16563777.jpg 이지요
  • NoSyu 2006/02/21 20:05 # 답글

    이오공감에서 보고 왔습니다.
    트랙백 해 갑니다.
  • 알랄롱 2006/02/21 22:55 # 답글

    안녕하세요. 이오공감에서 보고 들렀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미쳤던 모 아이돌 그룹 멤버의 모교이름을 아이디로 만들었어요.-_-aa; 그 때는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민망해지더군요.
  • 델리만쥬 2006/02/21 23:42 # 답글

    marlowe) 솔직히 처음에 챈들러만 보고 '프렌즈'를 생각했습니다.
    아아- 작가 챈들러를 말씀하신거군요. 멋진 아이디네요~

    루나벨) 감사합니다~ 정서법 학점은...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orz
    아, 그래서 황미나의 <레드문>이 떠올랐군요
    secret garden은..있었겠죠? 다만 제가 오타를 내서 엉뚱한 아이디를 만들어 놓고는 secret garden으로 만들 줄로 착각한 거지요;

    비공개) 팬이셨군요! 저도 중학생 때 엄청난 팬이었어요~
    그래서 덕분에 매일 영어로 일기도 쓰고, 알아 듣지도 못하는 채널 v보고..;

    파벨) 아하핫. 많이 바뀌긴 바뀌었네요 :D
    어쩐지 라벨의 <죽는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 떠오르는 아이디네요

    PPANG) 브라이언 팬이세요? 반갑네요~
    사실 전 닉의 팬인데..; 닉이 부인이 없었던지라...
    그래도 브라이언 부인 이름이 리앤이었으니 가능했던거지, 흔한 Mandy같은 이름이었다면 못 썼을 거에요.

    오필리아) 앗! 제가 템페스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오필리아였어요~
    얼음 같이 차가운 목소리도 주문을 외우던 오필리아, 정말 좋았어요

  • 델리만쥬 2006/02/21 23:54 # 답글

    투람바르) 투란도트가 떠오르는 닉네임이네요. 음..터키에 가면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 같기도 한 느낌이..;

    아크몬드) 무시무시한 아이디군요! 무려 '대악마'님이라니..

    露彬) 델리만쥬는 나름 사연과 뜻이 있는 닉네임이라서..
    '별 뜻 없이 만든 id'라는 주제의 이 포스트와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설명을 안 넣었습니다.

    잠본이) 지칭하는 것은 그 델리만쥬가 맞긴 하지만, '먹고 싶다'던가, '좋아해서' 라는 이유로 지은건 아니랍니다 :)

    아르메니아) 정답이십니다! 제가 그 만화를 너무나 좋아하는지라..
    디지캐럿...차마 생각 못했는데..(..) 듣고보니 그렇네요.
    아르메니아~ 꽃도 너무 예쁘지만 아이디로도 예쁘네요

    새벽기사) 안녕하세요- 트랙백..네, 물론.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게 참 트랙백하기에 좋은 주제의 포스트군요!?

    Asuka_Rabi) 푸푸. 반갑습니다 ^^






  • 델리만쥬 2006/02/21 23:57 # 답글

    比良坂初音) 원본까지 보여주시는 센스!
    ..와..미소녀네요 'ㅂ'

    NoSyu) 네- 반갑습니다 :D

    알랄롱) 모교라니! 알랄롱님께서도 많이 에둘러..(..)가셨군요 ㅎㅎ
    아이돌이라면..HOT인가요?;

  • 여리작의 2006/02/22 00:04 # 답글

    저도 카에나에 자매 좋아합니다^-^ 어쩜 하나같이 잘생긴 남자친구를 뒀는지..니노미야 이야기가 좀 더 나왔음 했는데...아쉬웠습니다.
  • 여리작의 2006/02/22 00:05 # 답글

    엇..써놓고 보니 주제와는 별 상관없는 포스팅이군요;..공감에서 보고 글 남깁니다^^
  • 델리만쥬 2006/02/22 00:15 # 답글

    여리작의) 와! 여기에도 kiss팬이 계셨군요
    고시마는 고등학교 때까지 만해도 저희 막강 이상형으로 군림하셨죠
    맞아요! 나에의 연애 이야기도 더 보고 싶었는데 1회 밖에 안 나와서 좀 아쉬웠죠 ^^
  • 투람바르 2006/02/22 03:03 # 답글

    투람바르는...음, 실마릴리온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톨킨의 작품)
  • 노부 2006/02/22 07:04 # 답글

    이런 유명인...이오공감이라니...어디 게시판같은곳에 오르는건가??ㅡ.ㅡ;;
    덧글수 보고 깜짝 놀랐다..
    근데 트랙백이 뭐니..?? (..)
    너라면 친절하게 가르쳐 주리라 믿으며 용기를 내어 물어본다
    고등학교 대학교 연속 후배야~ ㅡㅡㅋ
  • 노부 2006/02/22 07:05 # 답글

    그리고 다들 이리 자신의 아이디의 숨은 의미를 순순히 밝히시다니..
    조금 놀랐다..
  • DukeGray 2006/02/22 09:56 # 답글

    악 실수로 트랙백 두개 들어갔네요
    한개 지워주세요~~
  • Andrea 2006/02/22 11:45 # 답글

    전...세례명..그리고 제 성이 특이해서(다들 잘못 부르죠..흔치 않은 성이라-_-)..^^;;그걸로 밀고 나가죠^^
  • 델리만쥬 2006/02/22 13:12 # 답글

    투람바르) 아아, 그렇군요~ 톨킨 작품..읽어보고 싶었지만 그 방대한 양에 눌러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개학 전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부) 이오공감은 http://valley.egloos.com/에 오르는 걸 말하는 거에요
    트랙백은 관련글..개념이라고 할까요? 제가 쓴 이 글을 트랙백 한 사람은, 이 글을 바탕으로 자신의 id에는 어떤 뜻이 있는지에 대해 쓰는거죠.
    아니면 그냥 어떤 글을 읽고 감상을 덧붙이고 싶을 때 쓰기도 하고요
    - 사실 저도 해본적이 없어서 정확한 설명이 되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고등학교 후배를 운운하시는걸 보니, 저랑 이도엽이랑 헷갈린거 아니에요?!

    DukeGray) 지웠습니다-

    Andrea) 어떤 성인지 진짜 궁금하네요. 혹시 '계'씬데 사람들이 '개'씨로 잘못 부르는건...(-_-;) 아니겠죠?
  • 노부 2006/02/23 12:37 # 답글

    아니 그러면 델리만쥬씨는 대일외고가 아니였던거??
    ㅡ.ㅡ;;
    나는 니가 나랑 따로 밥도 먹었고 소방서 직원도 알고 해서..
    당연히 우리는 같은 고등학교로 맺어진 사이일꺼라고 마음대로 생각했었나봐....ㅡ.ㅜ...
    우리는 어째서 작은프로방스에서 맛있던 식사를 하게 되었던 것일까?
    ㅡ.ㅜ....내가 어릴때부터 머리를 조금 자주 다쳐서..
    기억력이 좀 남달라...이해해주시길..
  • 델리만쥬 2006/02/23 22:57 # 답글

    대일외고는 소정이겠죠!!!
    밥을 따로 먹고 소방서 직원을 알게된 건, 다 소방서 직원이 휴가 나왔을 때 소개시켜줬기 때문이구요..-_-;;
    덕분에 외고 출신 됐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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